가을에 임하는 자세
사람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낯선 누구라도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오랜 친구처럼 맘 편한 대화를 나누면 좋지 싶다 그러는 사이 마른 장작처럼 말라버린 내 몸 구석구석이 단비에 촉촉이 젖을 것 같아서다 그렇게 마음이 젖고 가슴이 촉촉해지면 마주치는 누구에게라도 따뜻하게 웃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살아가는 게 어차피 누군가는 떠나고 또 누군가는 남겨지는 게 우리네 인생이지만 굳이 어느 한편을 택하라면 남겨지는 누군가가 되고 싶다. 예쁜 마음으로 또다시 다가올 누군가를 위해 곱게 말린 국화꽃차를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싶다 아마 차 끓일 시간이 많아질 거다 가을은 그렇게 보내고 싶다 차를 끓이는 건 따뜻해지기 위함이다 낙엽 같이 구멍 난 가슴 한편에 따뜻한 기억 하나 새겨두기 위함이다 차..
좋은생각/짧은 단상 긴 여운
2023. 9. 26.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