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는 세상은 > 이즈쓰다
세찬 비바람에
버티다 버티다
드러누운 풀잎이 되어보면
피하다 피하다
완전히 젖어버리고 나면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더 이상 숨길 것도
도망 다닐 이유도 없으니
풀은 다시 일어설 것이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젖어 있는 건 마를 일만 남았다
더 이상 젖을 게 없으니
더 값진 걸 쥐어보려면
움켜쥔 손을 놓아야 한다.
그 후에나
세상은 조금씩 좋아진다.
누가 알겠는가?
저 끝에 무엇이 있을지
순간을 위해
태양은 어둠 속에서
긴 시간을 배회했고
단지 짧은 분량을 위해
배우는 장막뒤에서
쉼 없이 리허설을 했을 건데
한껏 고독하고
한없이 방황하고
신내 나게 치열하고 나서야
웃을 수 있다.
그냥 열린 세상이 어디 있으랴
산모의 진통 후에나
생명이 기지개를 켜고
세상 빛과 마주할 수 있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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