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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시계

좋은생각/좋은생각

by 이즈원 2022. 12. 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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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일원
#사진은 사기다(보정장난)

몇 해 전 강원도를 여행하면서 바닷가 바위와 모래를 보며 적은 글이다. 큰 바위가 부서져 작은 바위가 되고 돌멩이가 되고 보래가 되는 과정들로 현재가 만들어졌다.
애초 그냥 생긴 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적은 글이다.

< 모래의 시계 ~ 이즈 >

나는 안다
아비가 누구였는지
살아가는 게
제 잘난 맛에 살아간다지만
참어주는 당신 있어
이해해주는 당신 있어
편하고 행복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들바위


모래도 안다
어디로부터 왔는지
작고 힘없는 모래알이지만
이전엔 넉넉했던 바위섬이었단 걸
수백 수천번을 맞아도
아픔 참어냈던 바위가 있어
부서져 찢기는 바위가 있어
둥지 틀고 살아갈 수 있었다는 걸

한섬해변


깨알 같은 모래는 안다
바닷속에 육신을 담그고
셀 수 없는 뭇매를 맞은 바위와
상처나 부서진 몽돌이 있고 나서야
금빛 찬란해질 수 있었음을
잘 드는 칼도
수천번 망치질 후 도가 생기고
성숙한 인생도
아픔 후에야 깨달음을 얻었던 것을

금진로 해안도로 바다바위


그러니
아파하지 말아라
억울해하지도 말아라
아픔으로부터 우리는 왔고
다음을 위해 또 아파야 하는 거다
그냥 생긴 건 애당초 없는 법이니
바위처럼 몽돌처럼
우리도 참어내는 것이다
받은 것 이상을 주어야 하니

우린 단지
시간의 흐름 속 그 어드메서
모래시계 꼭 쥔 방랑자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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