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부족해 보이는데
신기하게도 완벽할 정도로
제 몫을 하는 건 나이뿐인 거 같습니다.
또 한해의 마지막이네요
아쉬움과 다가올 설렘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탁상달력을 보며
마지막 장장을 넘깁니다.
하얀 눈이 내려온 것 같은
하얀 달력의 새 여백들위로
깨알같이 메모를 적어봅니다.
까만 글씨가 발자국처럼 찍힙니다
메모는 빼곡히 채워지지만
텅 빈 거리 가운데 서있는 듯함은
된바람에도 대책 없이 흔들리는
영혼의 나약함의 소치겠지요
12월은
참 고마운 달입니다.
뭘 했는지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느라 보지 못했던
지나온길 반추해볼 기회를 주어서
참 감사한 달입니다.
사랑한다 말만 잘했지
그 마음 온전히 보이지 못했는데
작은 선물이라도 전하게 해 주어서
참 미안한 달입니다
이루지 못한 소망들과
실천하지 못한 다짐들에
그리고 소홀했던 나와 당신에게
눈 내린 예배당이 있고
아무도 없는 뒤쪽 골방에서
고해성사 한 번쯤 해보고 싶네요
내 죄는 아무도 모르나
하나님이 알고 내가 압니다
살아있는 동안 행하는 선들이
그 죄의 일부라도 갚아나갈 수 있다면
또 살아가겠지요 살아있겠지요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고맙고
언제나 미안하고
영원히 사랑합니다
다가오는 날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그러했으면 좋겠네요.
겨울바다 원점으로의 여행 (0) | 2023.01.13 |
---|---|
어울리거나 무지 아름답거나 (0) | 2023.01.02 |
합천 돌다리에서 (0) | 2022.12.27 |
새 날다 (0) | 2022.12.27 |
기다리는건 (1) | 2022.12.2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