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본색
#변화무쌍 란타나
열대아메리카 원산으로 꽃말은 나는 변하지 않는다. 엄격, 엄숙. 잎은 냄새가 좋지만, 열매는 독성이 강해 섭취하기엔 부적합하다.
작은 꽃송이가 어울려 성장하면 리본모양으로 뭉치고 파마한 아줌마 머리모양이 된다. 근데 이쁘다.
노랑 분홍 다홍 흰색 빨강등 일곱 번 색이 변한다고 한다. 마치 마법사가 키우는 화초처럼
여기저기서 화려한 폭죽놀이가 시작되고 있다.
란타나는 그 시작일뿐이다.
< 가을본색 >
여름이 거두지 못한
묻혀있던 자연의 생명들은
가을의 부르심에
화려한 생명으로 살아난다.
길 옆 들판일 수도
낯선 집 담벼락 밑일 수도
부여된 생명의 끝자락을 잡고
가렸던 장막을 걷어제 낀 채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온다.
타오르던 열정을
여름은 미처 다 삼키지 못해
열기는 연일 쏟아져 나오지만
숨죽였던 생명들은
안간힘을 쓰고
세상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빨주노초파남보 폭죽놀이가
무르익어가고
마침내 터지고 말 것이다.
말라가는 잎사귀와
사그라지는 바스락 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어도 일어나는 좀비처럼
세상은 또 하나의 시간을
화폭 속에 담고 있다.
산다는 건
지나간 날을 지우고
다가오는 날을 써 내려가는 것 이라며
여름은 그다지 붉지 못했다.
진정 붉은 것은
가을에 온다.
가슴이 뛰고
목구멍이 타들어가고
시선에서 불꽃이 타오르면
그대는 붉은 광장의 한가운데
목석처럼 박힌 채로
함께 활활 타오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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