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잎새 ~ 공전의 이유
#마지막 잎새 이즈쓰다 눈부신 날이 계속될 때는 세상 모든 것이 나로 인해 존재하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어여삐 차려입은 내 모습에 나르시시즘에 빠지기도 했으니까요 친구들이 하나둘 멀어질 때도 나는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밟히고 찢기고 아무렇게나 처참히 버려질 때도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나는 아직은 위에 있었으니까요 가녀린 가지 끝을 부여잡고 남은 기력조차 소진하고 나서야 내려가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내가 사는 세상이란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헌신 위에 만들어져 왔다는 것을.... 이제 내려놓으려 합니다 내가 받은 모든 것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 합니다 마지막 문을 닫는 게 아니라 그 문의 문고리가 되려 함입니다 누군가 시작의 문을 다시 열 때 거기에 제가 있을 겁니다 모든..
좋은생각/짧은 단상 긴 여운
2023. 11. 16.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