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 가을여심
선선한 바람이 피부를 스치고,향긋한 꽃 향기가 들숨으로 파고들면 여인은 가을을 탄다 오래동안 한곳에서 꼼짝않던 바위가 오래동안 자신의 옆을 지켜온 나무에게 '우리도 한번쯤 외출이나 해볼까?' 하고 장난 삼아 물어도 봄직한 계절이다 이즈쓰다 샤워기를 타고 물소리가 흘렀다 여심이 외출을 준비중이다. 물기 젖은 머리칼 사이로 상큼한 비누 내음이 꽃향처럼 퍼지고 잘 빚은 붉은 와인에서 나는 향과 샴푸의 요정같은 풋풋한 내음이 뒤섞여 한동안 후각을 마비시킨다. 여심이 외출을 한다 향기로 완전무장한 여심은 가을저격에 나선 스나이퍼다 진하디 진해진 초록도 낮보다 밤이 아름다윘던 메밀꽃도 한방에 무너져 내린다. 꽃을 희롱하던 벌과 나비도 날개짓을 멈추고 추락하고 그토록 울어대던 풀벌레도 소리내어 노래하는걸..
좋은생각/계절이야기
2023. 9. 11.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