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내가 본 한국 가나 전

#내가 본 한국 가나전

현대축구에 있어 전략과 전술은 축구의 승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그건 축구가 개인의 기량에 따른 승부가 아니라 철저하게 팀워크에 의존할 수 없는 팀 경기기 때문이다.
한국이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결과에선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몇 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개인소견)

볼은 점유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골을 넣기 위함이다. 작은 실수 같지만 중원에서 볼을 돌리며 빌드업을 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정우영은 그렇다 치고 김진수와 권창훈은 1:1뿐만 아니라 팀전술에서 빈번히 공격이 막히고 볼을 빼앗기며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공격 흐름을 끊었다.
적어도 벤투 감독이 경기를 직관했다면 어떤 식으로든 교체가 되어야 하고 전술 또한 변환이 필요했음에도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골 또한 김진수의 실수로부터 실점의 출발점이 되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둘째로 전술이다.
4-2-3-1 전술은 4-3-3으로 맞선 가나와의 포메이션에서 중원 싸움에서 밀리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물론 가나의 개인 기량에 의한 역습을 막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원에 배치했다 하더라도 빨리 경기 흐름을 읽고 전술이나 선수 교체를 위한 변화를 꾀했어야 했다.
잦은 백패스와 우리 진영에서 빌드업이라는 명제 아래 쓸데없는 패스들이 결국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고 선제골까지 헌납하게 된 것이다.
이런 것은 가나가 내려섰을 때 문제점이 보이지 않지만 공격적으로 나섰을 때 여지없이 중원 싸움에서 밀리고 흐르는 볼 마저 점유하지 못하는 우를 경기 후반 중반까지 이어지게 했다.
더 볼상 사나운 건 억지 파울이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지역에서 무리한 파울을 하는 건 더 이상해 보였다.
한국에게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원에 세운 4-2-3-1은 필연적으로 가나의 흐름이 좋아졌을 때 밀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4명의 포백을 두었는데 이보다는 센터백을 중심으로 1-3의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게 맞았다. 라인을 맞추다 보니 가나의 공격에 적극적 수비보단 라인 맞추기에 급급했고 센타링과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또헌 김민재의 부상이 수비라인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도 효율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셋째로 가장 큰 문제는 게임메이커의 부재이다. 왜 이미 검증된 이강인을 처음부터 주전에 넣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현대축구는 속도의 축구다. 우루과이 전과 마찬가지로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급되는 볼은 현저히 느리고 정확하지도 않았다. 상대 수비수에 막힐 수밖에
없었을 장도로 답답한 공격이었다.
이건 한국의 유효슈팅이 우루과이전 0 가나전 전반 반을 넘어서서야 1 나왔던 것과 이어진다.
눈에 보이는 패스와 상대에게 빤히 읽히는 패스 거기다가 좌우측 윙백으로 전달 허는 패스는 거의 막히기 일쑤였다.
후반 중반 이강인이 투입되고 나서야 그 실마리가 풀렸다.
볼은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가 대처하지 못할 정도의 킬 패스가 필요한데 후반 이후에나 그런 패스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스피드가 주 무기인 한국 축구가 우리 진영에서만 활발했지 상대 진영에서는 전혀 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다.
특히나 중원에 밀집된 가나 수비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좌우측 윙백의 창의적 플레이가 필요한데 심지어 기껏 연결되어서는 백패스로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었다. 경기 막바지 이강인이 투입되어서야 제대로 된 한국 축구의 모습을 간신히 볼 수 있었다.

슬픔에 젖은 손흥민을 벤투 감독이 위로하러 갔을 때 손흥민이 이를 뿌리친 건 다분히 이유가 있다고 본다. 평소 손의 인성으로 볼 때 경기에 졌다는 감정을 이렇게 표출하진 않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손흥민이라면 적어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사전에 벤투 감독에게 의견을 타진했을 것이나 벤투 감독은 자신의 생각대로 밀고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는 졌잘싸 라지만 잘싸졌이다.
이길 수 있는 경기 였고 선수들은 잘 싸웠지만 결국 벤치 싸움에서 진 것이다.
전략에서 이미 승패는 판가름 났는데 전술이 아무리 좋은 들 결과를 되돌리긴 어렵다.

벤투의 수비 전술이 평가전에서는 약체에겐 맺혔지만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월드컵에서는 먹히지 않은 이유이다.
빌드업을 통한 축구는 상대적이라 강한 팀을 만날 경우 1,2차전 과 같은 결과 유효슈팅 0 지거나 비기는 거 외에는 특별히 얻을 게 없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남은 1경기 대한민국 전사들의 건투와 승리를 빌어본다.
지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를 치뤘으면 좋겠다.